1형당뇨병은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손상되고 사멸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1) 자가면역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유전적 소인과 함께 환경적 요인이 자가항체 생성의 원인으로 추정되고있다.2-4) 1형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하며, 특이 자가항체와 인슐린 분비를 측정하여 진단한다.3) 전세계적으로 환자수는 2021년 기준 840만여명으로 보고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약 33,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5) 현재 1형당뇨병의 치료제는 유일하게 인슐린밖에 없는 실정이다.
2022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는 1형당뇨병의 발병 지연을 위한 약물로 테플리주맙 (teplizumab)을 승인했다.6) Teplizumab은 항CD3 단일클론항체로 면역체계를 조절하여 1형당뇨병의 발병 시기를 평균 2년 정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7)
1형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면역학적 접근은 1970년대 후반부터 제안되었으며,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과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을 시작으로 면역체계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약물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8,9) 이후 건선, 류마티스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들에 대한 병태생리적 발생기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많은 면역학적 약물표적들이 제안되었고, 이에 따라 이들 면역표적약물들을 1형당뇨병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10) Teplizumab은 1형당뇨병을 예방하는 최초의 면역조절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자가면역 발생에 대한 면역학적 기전과 약물표적들을 살펴보고, 다양한 표적별로 1형당뇨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최신 약물 개발 동향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1형당뇨병에서 자가항체의 생성 과정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주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인간 주조직 적합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를 구성하는 사람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40-50%의 가족성 1형당뇨병에서 염색체 6p21의 HLA 영역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MHC class II의 일부인 HLA-DR과 HLA-DQ의 유전형이 1형당뇨병의 발병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12) 그 외에도 cytotoxic T lymphocyte-associated protein 4 (CTLA4), interleukin 2 receptor alpha (IL-2RA), forkhead box P3 (FOXP3) 등의 유전형과의 관련성도 보고되어 있다.13,14) 또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 스트레스, 독소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자가항체가 생성될 수 있다.
이렇게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베타세포가 손상되면, 베타세포의 항원이 면역계에 노출되고,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가 항원을 처리한 다음 그 일부를 MHC를 통해 T세포에 제시한다.15,16) 이 때, CD8 T세포는 직접적인 세포사멸작용을 유도하고, CD4 T 세포는 B세포를 활성화하여 자가항체 생성을 유도하고, IL-1 및 tumor necrosis factor-α (TNF-α)와 같은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이로 인해 췌장 베타세포의 손상이 누적되고 결국에는 인슐린의 분비가 불가능해지게 된다.17,18) 1형당뇨병에서 대표적으로 발견되는 자가항체로는, islet cell antibody (ICA), insulin autoantibody (IAA), islet antibody-2 (IA-2)와 glutamic acid decarboxylase (GAD), zinc transporter 8 (ZnT8)에 대한 항체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베타세포의 구성요소를 항원으로 인식하여 생성된다.19,20)
이처럼 면역반응의 활성과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요소들이 1형당뇨병의 발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것은 1형당뇨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약물들이 연구되고 있다 (Fig. 1). T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항CD3 항체인 teplizumab과 오텔릭시주맙(otelixizumab), B7 (CD-80/86) 경로를 차단하는 아바타셉트(abatacept), B세포의 활성에 관여하는 항CD20 항체 리툭시맙(rituximab), 항CD40 항체 이스칼리맙(iscalimab)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직접적인 사이토카인 억제를 위해 IL-1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아나킨라(anakinra)와 카나키누맙(canakinumab), 항 TNF-α 항체인 에타너셉트(etanercept)와 골리무맙 (golimumab), 항IL-6 항체 토실리주맙(tocilizumab), IL-8 길항제 라다릭신(ladarixin), 그리고 항IL-12/23 항체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 등도 1형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잠재적인 가능성을 기대하고 연구 중에 있다.
1형당뇨병은 자가면역에 의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베타세포의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1형당뇨병은 자가면역의 획득 여부, 혈당대사장애 여부 및 당뇨병의 증상 유무에 따라 크게 세 단계(stage)로 구분할 수 있다.21) 자가면역을 획득하여 2개 이상의 자가항체를 가지고 있으나 아직 혈당이 정상이고 당뇨병의 증상이 없는 경우를 1기로 분류한다.22) 이후 점진적인 베타세포의 기능 감소로 인해 혈당이상이 관찰되지만 아직 증상이 없는 경우를 2기로,1) 그리고 베타세포의 기능감소로 인해 최종적으로 당뇨병의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3기로 분류한다.23) 결국 2개 이상의 자가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 거의 모두 1형당뇨병으로 진행하게 된다.24)
1형당뇨병의 예방은 1차, 2차, 3차예방으로 분류할 수 있다.25) 췌장의 베타세포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이 시작되기 전에 질병의 진행을 막는 것을 1차예방이라고 한다. 이는 주로 유전적 소인이나 환경적 요인을 가진 고위험군에서 자가면역 반응을 예방하는 전략이다. 한편, 2차예방은 이미 자가면역 반응이 시작되어 췌장의 베타세포에 대한 자가항체를 최소 2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으나 임상적으로 당뇨병의 증상이 발생하지 않은 단계, 즉 1형당뇨병의 1기와 2기에서 베타세포를 보호하고 질병의 발현을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3차예방은 임상적으로 1형당뇨병의 증상이 발현한 후에 최대한 잔존하는 베타세포의 기능을 보존하여 내인성 인슐린 분비기능을 유지하고 외인성 인슐린의 요구량을 감소시키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25) 현재까지 1형당뇨병의 1차, 2차 그리고 3차예방을 위한 약물 연구가 다수 수행되어 왔는데, 항원의 지속적 노출에 의한 탈감작, 면역기능 조절, 항염증 작용을 통한 베타세포의 기능 보존 등이 주된 예방전략으로 연구되고 있다(Table 1, 2).
2차예방에서는 경구 및 비강 인슐린, 주사 인슐린, GAD 등에 관한 항원요법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34-37) 니코틴산아미드(nicotinamide), 비타민D 등의 비타민요법과 히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abatacept 등의 면역요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38-41) 이들은 대체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teplizumab의 경우, 병원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하여 제거하는 효과기(effector) T세포 활성화를 통한 면역조절 효과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TrialNet teplizumab 연구에서, 1형당뇨병 관련 자가항체가 두 가지 이상 발현된 지 6개월 이내이면서 혈당대사장애가 있는 8~45세의 2기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teplizumab을 14일간 정맥투여한 결과, teplizumab 투여군에서 3기로의 진행이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지연됨이 확인되었다(중간값 48.4개월 대 24,4개월; 위험비: 0.41, 95% 신뢰구간: 0.22-0.78,
과거 약 20년 전까지 1형당뇨병의 3차예방과 관련해서는 전신면역억제제를 사용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cyclosporine, azathioprine 등과 같은 약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초기에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으나,42,43) 이어진 후속 연구들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관찰할 수 없었다.44,45) 그러나 초반에 수행된 항CD5 항체에 대한 연구는 이후 항CD계열 약물들이 1형당뇨병 발생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해 주었고, 관련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발판을 마련하였다.46)
항원요법은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항원을 경구, 비강, 또는 주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체내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탈감작을 유도함으로써, 췌장의 베타세포를 파괴하는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거나 면역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항원요법 연구로는 경구 인슐린, GAD, Diapep 277 등을 사용한 연구들이 있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베타세포 기능 보존에 대한 일관성 있는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47-49)
Teplizumab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재 8세 이상의 1형당뇨병 발생 고위험군에서 질병의 발생을 늦추는 2차예방 약물이다. Teplizumab은 2차예방 목적 이외에도 1형당뇨병 발병 후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3차예방 목적으로도 여러 연구에서 그 효과를 분석하였다. 소규모로 진행된 1상 및 2상 임상연구에서는 1형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6주 미만인 7~30세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teplizumab을 14일간 투여하고 1년 후에 베타세포 기능을 나타내는 C-펩타이드 수치를 측정하여 이를 위약군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약물치료군에서의 반응률이 97±9.6%인 반면, 대조군에서의 반응률은 53±7.6%로, teplizumab 투여군이 위약군에 비해 베타세포 기능 보존에 유의미하게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2년간 베타세포의 기능 개선이 지속되었다.50,51) 이후 진행된 2/3상 임상연구인 Protégé 연구에서는 일차평가지표(인슐린 요구량 0.5 U/kg 미만이면서 당화혈색소 6.5% 미만)를 만족하지 못하였는데, 이 기준이 다소 자의적으로 설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지표가 아닌 두 가지의 지표를 함께 사용하여 그 개별 의미가 희석되었을 수 있다는 논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수행된 C-peptide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의 측정에서는 베타세포의 기능 보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8~17세의 청소년 환자에서 명백한 효과가 관찰되었다.52,53) 마찬가지로 초기 발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연구 ITN AbATE와 3상 임상연구 PROTECT에서도 C-peptide AUC 감소가 위약군에 비해 적게 나타났으며,54,55) 발병 후 4-12개월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LAY 연구에서도 위약군에서 C-peptide가 평균 0.46 nmol/L 감소한데 반해 약물 치료군에서는 평균 0.28 nmol/L 감소하여 위약군에 비해 베타세포의 기능이 더욱 잘 보존됨을 관찰하였다.56)
Otelixizumab 또한 항CD3 단일클론항체로 1형당뇨병의 3차 예방을 위해 연구되고 있는 면역억제제이다. Teplizumab이 T세포를 부분적으로 억제하여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반면, otelixizumab은 더 지속적이고 강한 억제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EFEND-1과 DEFEND-2 임상연구에서는 최근 발병한 1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otelixizumab의 베타세포 기능 보존 효과를 분석하였다.57,58) 이 연구에서는 환자들에게 3.1 mg의 저용량 otelixizumab을 6일간 투여했으나, C-peptide 수준 유지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반면, 이전의 BDR 연구에서는 더 높은 용량인 48 mg을 투여했을 때, 최대 4년간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고 인슐린 요구량을 줄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나, 심각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 및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 재활성화 등의 이상반응이 발생하였다.59,60) 이를 통해, otelixizumab의 1형당뇨병에 대한 예방 효과는 용량에 따라 달라지며, 적절한 용량 설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otelixizumab은 27세 미만의 젊은 환자나 발병 초기 환자에서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베타세포 기능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 환자들에게서 더 긍정적인 반응이 관찰되었다.59,60) 이러한 연구 결과는 otelixizumab이 1형당뇨병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지만, 용량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항CD 약물의 1형당뇨병 3차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들 연구는 대부분 1형당뇨병 진단 3개월이내인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약물 투여 후 C-peptide AUC 또는 그 변화량을 측정하여 베타세포 기능 보존 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약물투여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베타세포 기능이 더 잘 보존되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61-68)
인터루킨, TNF-α 등의 사이토카인에 결합하거나 사이토카인 자체를 투여하는 등, 사이토카인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들의 3차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도 시행되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1형당뇨병 진단 후 약 3개월 이내인 초기 발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나이에 따라 청소년과 성인을 분리하여 관찰한 연구도 있다. 일차평가변수로는 C-peptide AUC 혹은 그 변화량을 측정하여 비교하였는데, 항인터루킨 약물에 대한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지는 않았다.69-73) 항TNF-α 약제인 etanercept와 golimumab의 연구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었고, etanercept의 경우 C-peptide AUC가 기저치와 비교하여 약물 치료 후 증가하였다.74) Golimumab 연구인 T1GER 연구에서는 52주 후 C-peptide AUC가 위약군에 비해 유의한 수준으로 보존되었다.75) IL-2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 Treg)의 증식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며, IL-2의 3차예방 효과를 분석한 DF-IL2-Child 연구 등에서는 일차평가변수로 Treg 수를 측정하였고 그 결과 용량의존적으로 Treg의 수가 증가하였다.76-78)
베라파밀(verapamil)은 주로 고혈압이나 협심증, 부정맥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통로차단제이다. 최근 연구에서 verapamil이 thioredoxin-interacting protein (TXNIP)의 하향조절을 통해 베타세포의 기능을 개선하고 인슐린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항염증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79) 1형당뇨병 진단 후 3개월 이내의 18~44세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360 mg의 verapamil과 위약을 각각 1일 1회 경구투여하고 1년 후 두 군 간의 C-peptide AUC 차이를 측정한 연구에서, verapamil이 베타세포 기능 보존 효과가 있음이 관찰되었다 (diff=0.28,
그 외에도 티로신인산화효소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이마티닙(imatinib), janus kinase (JAK) 억제제인 바리시티닙(baricitinib)에 대해 1형당뇨병 발병 100일 미만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83-85) Imatinib 연구에서는 100 mg을 1일 1회 26주간 경구 투여하고 투여 시작 1년 후 C-peptide AUC를 측정하였으며 위약군 대비 유의한 효과가 관찰되었다(0.583대 0.489,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은 HMG CoA-reductase 억제 작용기전을 가지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스타틴이 항염증작용이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1형당뇨병의 3차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유의미한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86,87)
세포치료요법은 세포를 직접적으로 주입함으로써 면역기능을 조절하고 베타세포의 기능을 보존하는 전략으로, 주로 Treg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그 예이다. Treg는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1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Treg의 기능이 손상되어 베타세포가 파괴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88) 따라서 Treg를 환자에게 주입하여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Treg를 단독 혹은 rituximab과 병용투여 했을 때 8~16세 환자에게서 1형당뇨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88)
줄기세포요법과 관련해서는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를 사용한 연구가 대표적인데, MSC는 면역억제 작용이 있어, 1형당뇨병 환자에서 면역시스템의 과도한 자가면역 반응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발병한 1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autologous) MSC를 투여한 연구에서 일부 환자에서 베타세포 기능 보존이 관찰되었으며 안전성이 확인되었다.89)
항IL-21 약물(NNC0114-0006)과 glucagon-like peptide 1 (GLP-1) 효능제인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의 단독 및 병용요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는 진단 20주 이내의 18~45세 환자 308명을 네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항IL-21 및 liraglutide 병용투여군, 항IL-21 단독투여군, liraglutide 단독투여군,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다. 연구 결과 병용투여군에서의 C-peptide 감소량이 단독투여군보다 적었으며,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는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10% 대 –39%,
1형당뇨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오래 전부터 고전적인 면역억제제를 포함하여 항원요법, 면역조절제, 사이토카인 항체 등 면역체계와 관련된 다양한 약물들이 연구되어 왔으며, 현재는 다른 자가면역 질환에 사용되는 항CD 및 항인터루킨 약물들이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verapamil, imatinib과 같이 기존에 자가면역과의 관련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약물들도 면역조절과 관련된 새로운 작용기전들이 밝혀짐에 따라 1형당뇨병의 발병 지연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존 약물의 재창출(drug repurposing) 측면에서도 여러 약물들의 당뇨병 예방 효과에 대한 평가를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또한 단독으로 효과가 미미한 약물이더라도 인슐린을 포함한 기존의 당뇨병 약물이나 다른 면역조절제와 함께 사용할 때 시너지를 일으켜 더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연구 결과도 존재하므로 2제 혹은 3제요법 등 새로운 병합요법도 좋은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현재 1형당뇨병의 예방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는 약물들은 대부분 인슐린 투여 시작 시점을 지연시키거나 또는 C-peptide의 혈중농도 감소 속도를 늦추는 것을 1차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췌장 기능의 보존을 시사하는 대체 지표로서, 이를 통해 질병의 진행이 억제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1형당뇨병의 발생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인슐린 사용으로 인한 불편감 및 심리적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인슐린 치료 및 당뇨병 관리와 관련된 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개인의 질환 관리로 인한 생산성 감소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1형당뇨병의 발병을 2년 정도 지연시킴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최종 임상성과(예, 합병증의 발생 예방, 생존율 향상) 및 경제적 성과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효성과 경제성이 보장되는 효과적인 1형당뇨병 예방 약물요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고에서 고찰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유럽, 미국 등 서구사회의 인구집단에서 평가된 것으로 국내 1형당뇨병 환자의 유전형과 임상적 특성, 발병률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97) 따라서 신약 도입 시, 국내 유병 인구집단에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서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더 나아가서는 국내 1형당뇨병의 개인별 발병 원인에 대한 유전학적인 접근과 자가항체의 유형에 기반한 개별화된 약물요법을 확립할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더 긍정적인 치료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부산대학교 기본연구지원사업(2년)에 의하여 연구 되었음.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상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