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6년 기준 676만명으로 전체 인구 수의 13.2%였으며, 2025년에는 1,000만명이 넘어 전체 인구수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 또한 고령인구의 증가로 치매 유병률 역시 2030년에는 127만명, 2050년도에는 약 27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노인성 치매란 만 65세 이상인 환자에게 발생한 치매를 총칭하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불안(agitation), 정신병증(psychosis), 공격행동 (agression)과 같은 정신신경 증상을 경험하고, 이러한 증상은 심각해지거나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성 치매로 인한 정신병 증상은 항정신병약물로 이를 조절하거나 치료한다. 특히 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경우, 치매환자의 정신병 증상에 긍정적인 이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3) 한편, 비정형 항정신병약제의 출현으로 인해 1세대 정형 항정신병약물보다 비정형항정신병약물의 내약성(tolerability) 및 이상반응 등에서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4-6) 그러나 이러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역시 치매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도록 권고된다. 7-9) 또한 clozapine이나 risperidone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역시 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수용체의 차단으로 인한 파킨슨 증상, 추체외로 증상, 근육 긴장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10-11)
이와 같은 항정신병약물 사용에 의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노인 치매환자에서의 환각, 편집증 등 중증의 정신병증을 치료할 만한 다른 대체 약물이 없으므로, 항정신병약물 사용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 약물은 위험과 비교하여 이익(benefit)이 분명할 때 사용되어야 하며, 약물 시작 후 주기적으로 중단이 가능한지 확인하여야 한다.
특히 항정신병약물은 파킨슨 질환을 유도할 수 있고, 파킨슨치료 약물 중 levodopa 와 같은 도파민 유도체의 남용은 정신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12-13) 고령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젊은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 약물의 생리학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약물이 인체내에서 미치는 이상반응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14) 또한 파킨슨질환의 유병률 역시 고령환자에서 높은 점을 감안하면, 노인성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 사용 및 항파킨슨약물 사용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모니터링도 주의 깊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치매로 진단받은 고령 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 사용 현황을 분석하고, 항정신병약물 복용군에서 항파킨슨약물을 처방받는 환자의 약물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치매환자에서의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해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 약물의 처방현황과 이 두 약물군의 동시 투약 현황을 분석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동덕여자대학교 기관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 (DDWU1805-03)를 받고, 2016년도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 노인 환자 표본 자료(HIRA-APS)를 활용하여 시행되었다. 해당 자료는 만 65세 이상 100세 미만 환자들의 상병코드, 진료내역 (처방약물 관련 정보, 의료행위 및 수술정보 등), 명세서일반내역 (환자 일반정보 등), 원외 처방 내역에 대한 정보 등을 포함 하고 있으며,15) 각 항목마다 필요한 변수를 이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치매환자의 정의는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 7차개정(KCD-7)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였다. 알츠하이머 치매(F00), 혈관성 치매(F01), 기타 치매(F02), 상세불명의 치매(F03)에 해당되는 진단명을 1회 이상 가진 환자를 치매 환자로 정의하였다.
항정신병약물은 정형과 비정형 두 그룹으로 나누어 선정하고 구분하였다. 정형 항정신병약물은 chlopromazine, perphenazine, haloperidol, pimozide으로 총 4가지 약물을 포함하였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은 clozapine, risperidone, olanzapine, quetiapine, ziprasidone, aripiprazole, amisulpride, blonaserin, paliperidone을선정하였다. 항파킨슨약물로는 항콜린제(benztropine, procyclidine, trihexyphenidyl) 약물과 L-dopa제(levodopa/carbidopa 복합제, levodopa/carbidopa/entacapone 복합제), 도파민 효능약 (bromocriptine, pramipexole, ropinirole), MAO-B 억제제 (selegiline, resagiline), amantadine, entacapone을 분석대상 약물로 포함하였다. 모든 약물사용은 중복 사용을 허용하여 분석하였다. 예를 들면 동일 환자가 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모두 처방 받았다면, 이를 모두 각각 분석대상에 포함하였다.
환자의 투여용량 분석은 각 환자의 처방된 1일 용량의 평균으로 계산하였고, 처방된 모든 기간을 처방기간으로 포함하여 계산하였다. 단 항파킨슨약물과 항정신병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환자를 분석할 때에는 두 약물군의 처방기간이 중복되는 처방일이 1일 이상 포함되는 환자로 산출하였다.
노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성별, 연령, 건강보장자격구분(의료보험, 의료급여, 의료보훈)을 환자 인적 정보로 추출하였고, 항정신병약물 및 항파킨슨약물 처방 경향은 처방 빈도, 처방용량/ 기간을 제시하였다. 또한 환자의 특성(성별, 연령, 건강보장자격구분)에 따른 항정신병 약물 처방의 차이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여 통계적 유의미성을 판단하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인환자 표본 자료(HIRA-APS-2016)에서 치매를 1회 이상 진단받은 환자는 총 159,391명이며, 이 중 여자 환자는 110,672명(69.4%)으로 나타났다. 건강보장자격구분은 의료보험 환자가 135,161명(84.8%), 의료급여 환자 23,260명(14.6%), 의료보훈 환자 970명(0.6%)이었으며, 연령 분석 결과로는 65세 이상 75세 미만이 30,864명(39.2%), 75세이상 85세 미만이 78,792명 (49.4%), 85세 이상 100세 미만이 49,735명(31.2%)으로 분석되었다(Table 1).
노인 치매환자 중 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처방 받은 환자는 4,963명(3.1%)이었으며,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처방 받은 환자는 16,499명(10.4%)으로 분석되었다. 정형 항정신병약물 처방 중 가장 많이 처방된 약물은 haloperidol으로 4,351명에게 처방 되었고, chlorpromazine 285명, perphenazine 59명, pimozide 18명 순으로 나타났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처방 중 최다빈도 처방약물은 quetiapine으로 12,719명에게 처방 되었고, risperidone 4,945명, olanzapine 1,079명, aripiprazole 949명 순으로 나타났다. 정형 항정신병약물 중 perphenazine은 평균 처방기간이 125.7일(SD 127.1)로 가장 길게 처방 되었고, haloperidol 은 평균 34.28일(SD 84.6) 처방되어 가장 짧은 기간동안 처방되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에서는 ziprasidone의 경우 평균 처방 기간은 236.67일(SD 246.83)로 분석되었고, paliperidone 141.35일 (SD 158.4), olanzapine 134.61일 (SD 157.7) 순으로 장기간 처방된 약물로 분석되었다. 일반적으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정형 항정신병약물에 비교하여 처방 기간이 길게 나타났다(Table 2).
항정신병약물 처방의 환자 특성별로 분석하였을 때 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모두 여자 환자의 처방 빈도가 남자와 비교하여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고, 의료보험 가입자에 비교하여 의료보호 가입환자와 보훈환자에서 처방이 높게 분석되었다(Table 3). 정형 항정신병약물은 정신건강의 학과에서 1,205건으로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되었고, 이후 내과처방이 1,078건에 해당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역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5,705건, 내과 2,719건 순으로 처방되었다.
치매환자에게 가장 빈도 높게 처방된 항파킨슨 약물는 levodopa/carbidopa 복합제로 3,475명 환자에서 41,984건의 처방이 분석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benztropine이 1,150명에서 28,313건 처방되었다. 항파킨슨 약물의 평균 처방 기간은 150일 안팎으로 나타났고, bromocriptine 만 86.09일(SD 130.5)로 평균 처방기간이 100일 미만으로 나타났다(Table 4).
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처방 받은 환자 중 항파킨슨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경우는 총 1,103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benztropine 322명, levodopa/carbidopa 318명으로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된 항파킨슨 약물로 분석되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환자는 총 3,508명으로 분석되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동시처방된 다빈도 처방 항파킨슨 약물은 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마찬가지로 levodopa/carbidopa 1,151명, benztropine 833명으로 나타났다(Table 5).
본 연구에서 만 65세 이상 치매 상병코드로 진단받은 환자는 총 159,391명였다. 이 환자는 10년 단위로 연령군을 구분하였을 때 75세 이상 85세 미만 환자가 가장 많이 분포함을 알 수 있었고, 남자환자보다 여자환자에게서 2배 이상의 유병률을 확인하였다. 또한 치매환자의 10% 이상의 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이 처방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최근 가이드라인에서 심각한 상황이 아닐 경우 항정신병약물의 약물이상반응의 위험 때문에 1차 선택치료제로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고, 필요시 최소한의 용량으로 최단기간 사용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16) 본 연구의 항정신병 약물의 처방용량 분석결과에서 허가된 용량과 비교하였을 때 평균적으로 저용량으로 처방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처방 기간은 약물에 따라 편차를 보였으며, 약 30일에서 길게는 약 200일 이상으로 처방되는 약물도 있었다. 물론 환자에게 정신병 증상이나 기저 질환으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약물처방 기간으로 약물사용의 적절성을 판단하기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결과에서 제시한 항정신병 약물사용 기간 분석은 노인 치매환자에게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참고자료는 될 것으로 사료된다.
노인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 처방빈도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정형 항정신병 약물 처방보다 약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일본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2006년과 비교하여 2012년 항정신병약물 사용의 패턴이 2006년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처방이 약 50%를 차지하였으나 2012년의 경우 71%를 차지하였다. 17)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 처방의 경향도 1세대 정형 항정신병약물과 비교하여 2세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이상반응의 위험성이 적다는 기존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비정형 약물 처방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 항정신병약물 처방이 남자환자에게 더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18-19) 이는 여성에서 치매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지만, 정신병증 유병률은 남성이 더 높았던 기존 국내 통계자료와 비슷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연구 결과에서는 1,848명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항정신병약물 처방을 분석한 결과 여성일 경우, 고령일 경우, 요양보호 환자일 경우 한 가지 이상의 항정신병약물 처방 경향이 높다고 제시한 바 있다. 20) 본 분석에서도 나이가 높은 군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노년층에 비해 항정신병약물 사용이 많았고, 의료보험 가입환자와 비교하여 의료보호 가입자에서 항정신병약물 처방이 높게 나타났다. 기존 국내 연구에 따르면 의료보호 가입자의 경우 의료보험 가입자와 비교하였을 때 의료서비스 이용이 많고 약물 사용이나 입원치료 패턴이 다르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도 노인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 약물 처방이 상대적으로 빈도 높게 나타난 결과는 의료보호 환자의 사회경제적 특징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이용 패턴 등의 차이에 인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21-23) 즉, 다른 측면에서 의료보호 환자에서 불필요한 약물 처방이 되지 않도록 의료진과 약사의 보다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정형 항정신병약물 모두 약물유도 파킨슨병(drug induced Parkinsonism)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유도 파킨슨병에서 levodopa와 dopamine 효능제도 사용되고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며, 항콜린성 약물과 amantadine이 추천된다. 본 연구 결과에서는 치매환자에서 levodopa 복합제가 항파킨슨 약물로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 약물을 동시에 처방 받은 환자에서도 levodopa 복합제가 가장 높은 빈도로 처방되는 약물이었다. 물론 정신질환과 파킨슨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두 군의 약물사용을 불가피하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항정신병 약물과 levodopa제제는 서로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약제로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하는 환자나 정신병증(psychosis)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 levodopa 등의 사용은 매우 주의하여 유효한 최소용량, 가능한 최단기간으로 약물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이상반응에 취약한 노인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약물 처방 시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용량이나 투약기간 등을 결정할 때 신중하고 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이는 약물-약물 상호작용이나 약물이상반응 모니터링에서 약사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이러한 항파킨슨약물과 항정신병약물의 동시 처방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으나 두 약물군의 상호작용 등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pimavanserin에 대한 연구도 수행되었다. pimavanserin은 5-HT 2A inverse agonist로서 파킨슨증상 악화를 최소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24-25) 물론 여전히 치료 가격이 높고, 국내에서는 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 사용기간 등이 기존 약물에 비해 짧다는 제한점이 있지만 치매환자에서의 정신병증과 파킨슨질환 치료를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노인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약물 처방 경향을 분석하였고, 또한 이 두 약물이 동시에 처방되는 빈도를 분석하였다. 이는 약물의 이상반응을 평가하기 보다는 약물의 처방성을 평가하고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의 위험을 가진 처방의 빈도를 보여준 연구이다. 항정신병 약물로 인해 파킨슨 증상이 나타난 것인지 인과성을 평가하거나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약물의 상호작용이나 처방 후 이상 반응의 빈도 등을 평가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노인환자에서 중요한 문제인 이상반응 측면에서 접근하고, 특히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 약물 처방 경향성을 파악하고자 약물처방 용량, 기간, 종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을 시도하였다. 추가적으로 항정신병 약물과 항파킨슨 약물을 동시에 처방 받은 환자의 수를 분석하여 약사로서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약물을 병용의 경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결론적으로 노인 치매환자에서 항정신병 약물사용은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의 안전성을 고려하여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처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약물 용량은 상용량과 비교하여 저용량이었으나 평균 약물 처방기간은 대부분 길게 나타났다. 또한 항정신병약물과 항파킨슨약물의 동시 처방되는 환자에서는 환자의 항정신병 약물 이력, 환자의 정신병증 발병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약물이 선택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약물에 의한 이상반응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상충도 없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