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마약류 사범의 수는 27,61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격히 증가하였다.1) 해당 수치는 2018년 12,613명과 비교하면 약 119% 증가한 것으로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UNODC)가 보고한 10년간 약물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s) 증가율 45%와 비교할 때 훨씬 높은 수치이다.2) 또한 연예인 마약 사건에서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프로포폴, 미다졸람, 알프로졸람, 대마를 모두 사용한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다중물질 사용장애(poly substance use disorder)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한국 또한 이로부터 예외가 아니다.3-5) 국내 마약류 사범의 과반수 이상이 중독으로 인한 투약자임을 고려하면, 마약류 사범에 대한 치료 및 재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6) 이러한 치료 및 재활프로그램에 대하여 American Society of Addiction Medicine (ASAM)이 제시한 다섯 가지 단계별 개입(Levels of Care)은 중독 및 동반 질환 환자의 배치,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이송 등의 개념들을 단계별로 포함하고 있고,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Fig. 1).7)
ASAM 모형의 첫 번째 단계(Level 0.5)는 예방(prevention)과 조기 개입(early intervention)으로 국내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지역 약국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및 지부에서 수행하는 활동들이 이에 속한다. 예방 측면에서는 약사회 산하 비정부 단체였던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주도적으로 캠페인과 예방교육을 실시하였다. 조기 개입은 경기도 약사회의 마그미약국 사업과 대구광역시 약사회의 마약류 중독 상담약국과 같은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으로 초기 마약류 중독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약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대표적인 사례이다.8) 두 번째 단계(Level 1)는 외래치료(outpatient)로 2023년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33개의 지정 병원이 이에 해당한다.1) 세 번째 단계(Level 2)는 집중 치료와 부분 입원을 병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네 번째 단계(Level 3)는 주거용(residential) 자활센터로서 WHO의 약물 중독 치료 지침서에서도 중증 중독 치료의 주요 시설로 분류되고 있다.9) 2024년 5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주거용 자활센터는 김해의 리본하우스 한 곳만이 운영되고 있다.10) 마지막 단계인 다섯 번째(Level 4)는 집중 입원 치료로, 현재 국내에는 8개의 지정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1) 국내에서는 ASAM 기준 Level 2와 Level 3에 대응할 치료 및 재활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약류 중독 재활센터가 Level 1부터 Level 3에 이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마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2024년 1월 31일부로 약사회 산하 비정부 단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환되었다.11) 이에 따라 기존의 치료 및 재활 서비스는 물론, 정부 주도의 치료 재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12) 그 예로, 2024년 8월부터 마약류 치료보호 대상자의 중독 치료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치료 재활을 위한 기존 3군데 였던 중독 재활센터가 17개소로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ASAM 기준 Level 2와 Level 3 해당하는 치료 시스템이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더욱이, 약물 중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정신과 의사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국가 지정병원의 확장이 이루어지더라도 해당 단계의 치료는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13,14) 이러한 상황에서 중독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은 기존 지정 병원의 업무 과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마약류 재활센터의 효과적인 운영이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 및 재활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중독 재활센터 참여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프로그램 효율성 향상 방안을 제안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외국의 중독 재활센터 도입현황을 분석한 연구나,15) 마약류 중독자 대상의 기소유예 및 집행유예 교육에 대한 법률적 효과를 다룬 연구가 일부 진행되었다.16)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약류 중독 재활센터 프로그램 개선 연구는 발표된 바가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약사회 산하 마약퇴치운동본부의 기존 재활 프로그램을 토대로 확대 운영 중인 중독 재활센터의 현황을 고려하였다. 연구 대상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 기소유예 및 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로, 이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중독 재활센터 참여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로지스틱 회귀 분석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중독 재활센터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17)
기소유예 교육 프로그램은 총 28시간, 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은 총 40시간의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며, 재활에 성공한 중독자, 약사, 정신과 의사, 심리 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의를 담당한다.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는 2018년부터 심리 상담, 가족 상담, 자조 모임(Narcotics Anonymous) 등을 포함하는 재활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교육 후에도 이러한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단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상담 초기 심층 중독 검사를18) 실시하여 병원 치료가 필요할 경우 인천참사랑병원과 연계하여 외래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인천광역시 검찰청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인천지부의 기소유예 및 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에 의뢰된 만 18세 이상의 마약류 사범이다. 설문조사는 교육 첫날 1교시 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실시되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동의서에 서명하고 개인정보를 제공하였다.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는 참여자의 모든 개인정보를 익명화 및 비식별화하여 연구진에게 제공하였다. 본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IRB 제1040395-202312-901호)의 승인을 받았다.
설문지는 한국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외부 연구 용역을 통해 제안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19) 설문 문항은 참가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약물중독 관련 특성, 정신심리학적 특성으로 구분된다. 인구사회학적 특성 항목에는 성별, 연령, 학력, 직업, 결혼상태, 연 소득(3,000만 원 미만, 3,000만 원~6,000만 원, 6,000만 원 초과)이 포함되었다. 약물중독 관련 특성 항목에는 약물중독 치료 경험20), 주로 사용하는 약물, 약물중독 점수(Drug Abuse Screening Test-10, DAST-10)21), 약물 사용 기간이 포함되었다. 정신심리학적 특성 문항은 1) 정신건강 척도19), 2) 한글판 우울증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22), 3) 한국판 삶의 의미 척도(Korean Version of Meaning in Life Questionnaire, MLQ)23), 4) 한글판 사회적 지지 척도(Medical Outcomes Study: Social Support Survey, MOS-SSS)24)로 구성되었다. 마지막으로, 치료 및 재활의향과 관련하여서 1) 현재 병원치료 계획 유무, 2) 현재 자조모임 참여의향, 3) 현재 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프로그램 참여의향, 4) 재발 시 치료나 재활 계획 유무 등에 대한 이분형 설문을 실시하였다. 직업과 주 사용 약물 문항을 제외한 모든 문항은 폐쇄형 질문 형태로 제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새롭게 도입된 정신건강 척도의 구성개념 타당도를 평가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요인분석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표본 적합도(Measure of Sampling Adequacy, MSA)가 0.7 이상일 경우 자료가 요인분석에 적합하다고 간주하였다. 또한,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을 통해 변수간의 상관성을 평가하고, 설문 내용과의 부합성을 검토하였다. 신뢰도 검증은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 값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0.7 이상의 값이 나타날 경우 신뢰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미 검증된 문항들과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DAST-10, PHQ-9, MLQ, MOS-SSS의 크론바흐 알파 값을 함께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새롭게 도입된 척도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응답자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는 변주형 범주형 변수로 빈도와 백분율로 요약하였다. 이 때 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4가지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1) 각성제(암페타민 계열 및 코카인), 2) 대마, 3)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 4) 기타 약물군(환각제, 흡입제 및 다제약물 사용). 카이제곱 검정을 사용하여 4가지 약물 종류 그룹별 참가자의 설문조사 특성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정신건강 척도의 표본적합도는 0.898로 나타나, 요인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결과, χ2=2236.614,
내적 신뢰도 분석 결과, 크론바흐 알파 값은 0.900으로 나타났다. 비교를 위해 DAST-10의 크론바흐 알파 값은 0.791, PHQ-9는 0.927, MLQ는 0.892, MOS-SSS는 0.932로 나타나, 모두 기존 연구와 유사한 양호한 신뢰도를 보였다.
총 337명의 참가자가 기소유예 교육 프로그램에 의뢰되었고, 401명이 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에 의뢰되었다. 이 중 각각 301명과 308명이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233명과 307명이 설문에 응답하여 총 540명의 설문결과가 분석되었다. 주로 사용하는 약물 문항에 응답한 502명의 참가자의 사용 약물은 4가지 약물 종류별(각성제, 대마,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 기타약물)로 그룹화되어 분류되었으며 이들 그룹별 통계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Table 1). 참여자는 남성이 대부분(70.8%)이며, 약물 사용 기간이 2년 미만인 비율이 높았고(60.6%), 중독 치료 경험이 없는 비율이 많았다(73.1%). 무직자는 상대적으로 적었고(25.4%), 미혼 비율이 높았다(77.8%). 특히 약물 중독 판별 검사에서 양성 결과(77.6%)가 높았다. 각성제 사용자는 300명(59.8%), 대마 사용자는 139명(27.7%),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 사용자는 34명(6.8%), 기타 약물군 사용자는 29명(5.8%)이었다. 교육 수준, 결혼 상태, 사회적 지지, 삶의 의미 척도에서는 약물 그룹 간에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약물별 기소유예/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
각성제는 집행유예(65.3%)에서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기소유예는 기타 약물군(72.4%)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각성제(71.3%)와 대마(86.2%)는 남성에서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73.5%)와 기타 약물군(60.7%)은 여성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각성제와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는 40대 이상에서 높은 분포를 보인 반면, 기타 약물군은 30대 이하에서 높은 분포를 보였다. 대마 사용자는 연소득이 6천만 원 이상인 취업 상태의 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와 기타 약물군 사용자는 연소득이 3천만 원 미만인 무직자가 많았다. 정신 건강과 우울증 상태는 오피오이드 및 진정제 사용자가 가장 나쁘며, 대마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가장 좋았다. 약물 중독도는 각성제 사용자(85.0%)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사전 Wald 검정 결과에 따라, 학력, 결혼 유무, 우울증 유무, 중독 정도, 약물 사용 기간 변수는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연소득 변수는 다중공선성으로 인해 제외한 후, 재활센터 참여를 높이는 요인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2).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공변수는 다음과 같았다. 집행유예보다 기소유예 교육 프로그램(OR 0.62, 95% CI 0.42-0.91)에 참여한 대상자에서 낮은 확률을 보였다. 반면,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OR 2.54, 95% CI 1.69-3.84), 대마에 비해 각성제(OR 2.62, 95% CI 1.60-4.30), 정신건강이 나쁜 경우(OR 1.58, 95% CI 1.58-3.41),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OR 1.97, 95% CI 1.34-2.89)가 재활센터 참여 의향이 더 높았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OR 1.77, 95% CI 1.08-2.92), 대마에 비해 각성제(OR 2.20, 95% CI 1.26-3.83), 정신건강이 나쁜 경우(OR 2.14, 95% CI 1.28-3.60),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OR 1.74, 95% CI 1.07-2.83), 삶의 의미 척도가 높은 경우(OR 1.81, 95% CI 1.09-2.99)가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사용 약물과 관련된 공변수에 대해 하위 그룹별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3). 그 결과, 각성제 사용자는 정신건강이 나쁜 경우(OR 2.69, 95% CI 1.39-5.22)와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OR 1.86, 95% CI 1.02-3.41)에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30대 미만에 비해 30대(OR 0.36, 95% CI 0.17-0.75)는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상대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기타 약물군에서는 기존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OR 16.46, 95% CI 1.74-88.48)와 정신건강이 나쁜 경우(OR 2.20, 95% CI 1.26-3.83)에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그러나 대마 사용자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공변수가 발견되지 않았다.
성별에 따른 하위 그룹의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4). 남성의 경우, 기존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OR 2.24, 95% CI 1.23-4.10), 대마에 비해 각성제를 사용하는 경우(OR 2.27, 95% CI 1.24-4.16), 그리고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OR 1.92, 95% CI 1.08-3.40)에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30대 미만에 비해 30대(OR 0.10, 95% CI 0.03-0.37)의 재활센터 이용 의도가 낮았으며, 정신건강이 나쁜 경우(OR 4.18, 95% CI 1.33-13.12)에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한편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지만 남성은 30대 미만에 반해 30대와 40대 이상에서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높아졌지만 여성은 30대 미만에서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가장 높고 30대와 40대의 재활센터 이용의향은 낮아 다른 경향을 보였다.
최근 국내에서 마약 범죄자 수가 급증하고, 중독 약물이 다양화됨에 따라 마약 중독 해결을 위한 약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2024년 초에 약사회 주도로 운영되던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정부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약사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의 마약류 재범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재활센터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재활센터 이용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았다. 기소유예 교육 프로그램과 집행유예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중 약물 중독 판별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77.6%로 높게 나타나, 참여자 다수가 중독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상태임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향후 재활 센터 이용에 대한 긍정적 의향은 29.5%로 상대적으로 낮아 보다 적극적인 독려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약물별 설문 참가자 특성 결과에 따르면, 기소유예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는 각성제 사용이 집행유예 사용자보다 적은 반면, 기타 약물의 사용 비용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13) 또한, 약물 중독도 수치가 각성제 그룹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이 그룹의 중독에 대한 위험도 인식과 재활 의향이 비례하여 높다는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된다.20) 반면 기존 연구에서 마약류 중독자의 재활에 긍정적 요인인 결혼과 학력 변수는 Wald test 결과에서 영향이 미미하여 제외되었다.27,28) 또한 고용 변수보다 수입 변수가 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 기존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17,29)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마약류 재활센터 이용 의향이 높은 사람들은 주로 각성제를 주요 약물로 사용하고 기존 치료 이력이 있으며,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 단변량과 다변량 분석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 자활센터 입소자를 상태로 한 기존 연구와 유사하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각성제(메스암페타민)로 외래나 입원 치료 이력이 있으며, 사회적인 지지가 취약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처음 도입된 정신건강 관련 설문 문항은 크론바흐 알파 값 0.900, 표본적합도 0.898로 매우 높은 타당도를 보였다. 아울러, 단변량과 다변량 분석 모두에서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재활센터 이용 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신건강이 재활 센터 이용 의향에 중요한 새로운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으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되었다.20,30)
하위 그룹 분석 결과, 약물별로 대마 약물 사용자는 재활센터 이용 의향이 낮게 나타난 반면, 각성제 사용자와 기타 약물군(오피오이드, 진정제, 환각제)에서는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 정신 건강 상태가 나쁜 경우 재활센터 이용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마 약물 사용자가 각성제 사용자에 비해 정신건강과 우울증 상태도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한 결과를 보이며, 약물 중독에 대한 치료 및 재활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31) 그러나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에서 대마 사용자의 재범률(36.3%)이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자의 재범률(36.4%)과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마 사용자의 재범 방지하기 위한 치료 재활 프로그램의 활성화는 매우 시급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1) 성별에 대한 하위 그룹 분석 결과, 남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재활센터 이용 의향이 높아진 반면, 여성은 30대 미만의 젊은 연령층에서 재활센터 이용 의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마약류 사범의 여성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의료용 마약류인 졸피뎀이 우울증과 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젊은 여성에게 게이트웨이 드럭(gateway drug)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신과 의사와 약사의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 재활 개입이 필요하다.32,33)15세에서 24세 젊은 연령층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벤조다이아제핀과 졸피뎀 사용이 자살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난 바, 젊은 층에 대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 및 복약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33,34)
상기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마약류 치료 재활 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한다. 우선,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재활 센터 이용에 적극적인 요소를 가진 대상자에 대한 세부 프로그램 구성이 필요하다. 약물별로는 각성제 사용자와 기타 약물군에서 공통적으로 치료 이력이 있으면서 정신 건강이 나쁜 경우 재활센터 이용의향이 높게 나타났으므로, 이들에 대한 보조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재활 센터의 임상 심리사가 개별 상담 시 여러 병원에서 치료 목적의 약물을 다수 처방받는 의료 쇼핑이 의심되거나, 다제약물 사용으로 약물 상담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활 센터에서 약사 주도의 개입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35) 또한, 남성과 여성의 재활 센터 이용 의향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 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 지지가 낮은 각성제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적절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되, 30대 미만의 정신 건강이 나쁜 여성 그룹을 위한 맞춤형 보조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둘째, 재활 센터 유입의 뚜렷한 요인을 찾기 어려운 대마 사용자에 대한 대안적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대마 사용자는 다른 약물군에 비해 취업률이 높고 고소득자 비율이 높으며, 남성의 비율이 많다. 이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생산 인구임을 시사하며, 주간에 운영되는 재활 센터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상담 챗봇이나 저녁 및 주말에도 접근 가능한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이 고려될 수 있다.36,37)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지가 낮은 사람을 위한 개인형 맞춤형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 재활 센터 이용 의도는 사회적 지지가 낮은 개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인다. 설문 참여자의 결혼 비율은 21.6%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른 전국 평균 결혼율인 44.1%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운영 중인 가족 치료 프로그램의 활용도가 낮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치료 재활 성공자를 위한 1:1 멘토링 프로그램, 개별 심리 상담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마약류 재활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최신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연구이지만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먼저,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 설문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전국적인 대표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천광역시 마약류 사범은 2022년과 2023년 기준으로 전국 마약류 사범의 9%를 차지하며,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른 전국 통계와 비교했을 때 참여자의 연령(
본 연구는 마약류 중독 재활센터의 효과적 활성화를 위해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의 강화, 30대 미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조 프로그램 도입,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또한, 의료 쇼핑이나 다제약물 사용 시 재활센터에서 약사의 개입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치료 재활의 효과적 수행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공하며, 지정 병원의 과부하를 완화하고 마약류 사범의 지역사회 기반 재사회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인천광역시 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상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