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hematologic malignancies)은 골수와 같은 조혈기관에서 혈액 세포 및 면역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정상세포의 발달과 기능 조절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백혈병(leukemia), 림프종(lymphoma),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으로 분류할 수 있다.1)
혈액암 환자는 예후 인자, 연령 및 전신 상태를 고려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하며, 대부분 다양한 기전의 항암제를 이용한항암화학요법 및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받게 된다. 조혈모세포이식 치료 과정에서도 전처치요법(conditioning regimen)으로서 고용량의 항암제를 여러 개 조합하여 사용하며, 환자는치료 과정 중 나타나는 오심, 구토, 구내염, 설사 등 다양한 독성과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여러 보조요법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처럼 여러가지 약물을 함께 치료받는과정에서 처방 오류, 약물이상반응 등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암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치료과정에서의 오류를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처방 오류가 75.7%를 차지하였고, 추가 치료 또는입원기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가 33.7% 이었다.2) 약물이상반응 또한 항암치료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약물관련문제(drug-related problems, DRPs)로3), 의료비 증가와 더불어 2차적인 유병률과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어 약사의 모니터링이중요하다.4) 대부분의 성인 혈액암 질환은 발병 연령이 고령으로, 고혈압, 당뇨병, 위장관 질환 등 기저 질환과 관련된 약물을복용하고 있어 대부분의 환자는 다약제(polypharmacy)를 복용하게 된다.5) 이렇게 다약제 복용은 필연적으로 약물 상호작용과 이로 인한 각종 약물 부작용의 증가를 유발한다.5) 특히노인 환자는 신기능 및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혈청알부민 감소 등에 의해 약물의 동태가 청장년과 달라 부작용 발현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6)
Leger 등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 혈액암 환자는 기존의 기저질환에 대한 약제에 표적치료제와 보조요법 약물이 추가되어5개 이상의 약물을 사용하는 다약제 복용이 전체 환자의75.4%였으며 이 중 34.4%의 환자가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s)에 노출되고, 71.3%의 환자가 약물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s)에 노출된다고 보고하였다.7) 또한, 73명의 소아 혈액암 환자의 처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83.5%에서 적어도 1건의 약물상호작용이 관찰되었으며 중앙값은 5건이었고, 이런 약물상호작용의 심각도는 대부분 ‘매우 심각함(major severity)’에 해당하였다.8)
혈액암 환자에서 약물 상호작용을 비롯한 다약제 복용 관련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약사의 처방중재활동의 중요성에 대해다양한 선행 연구에서 언급하고 있다.9,10)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lpeuch 등의 연구를 살펴보면,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1년 간 전체 처방의 12.6%에 해당하는 처방에 대해 처방중재를 하였으며, 부적절한 약물선택에 대한 처방중재가 가장큰 비중을 차지하였다.9) 또한, Chen 등의 연구에서는 혈액종양 임상약사 활동 후의 처방중재율이 활동 전에 비하여 5.5배유의하게 증가하였고, 평균재원일수는 2.58일 감소하였으며, 6.8배의 비용절감이 있음을 확인하여 치료 효과 증대 및 비용절감의 측면에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10)국내에서도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활동의 임상적 유의성을 평가한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11,12) 2008년부터2013년까지 국내 상급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처방중재를 살펴본 한 연구에서는, Overhage 등에 의해 고안된 기준을 사용하여 약사가 시행한처방중재의 임상적 유의성을 6단계로 분류하고 3단계부터 유의한 것으로 평가하였을 때 전체 처방중재의 79.6%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DRP에 대한 처방중재는 Pharmaceutical Care Network Europe (PCNE) 분류 기준에 따라 분류하였는데, 이 분류방식은 국내외의 연구에서 꾸준히 사용된 바 있다.11,12,15-17) DRP를 분류하는 14개의 분류체계를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명확하고 검증되고 실제 임상 상황에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분류체계로 PCNE를 제시하였다.19) PCNE를 이용한 혈액종양내과 처방중재의 유형을 ‘치료안전성(treatment safety)’, ‘치료효과(treatment effectiveness)’, ‘기타(others)’로 구분해 살펴보았을 때 ‘치료효과(treatment effectiveness)’와 관련한 처방중재가 가장 많았고, DRP의 유발 원인으로는 ‘약물선택(drug selection)’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11) 또한, 2020년에 발표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활동을 평가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처방중재의 유형과 원인 역시 선행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PCNE를 이용한 혈액종양내과 처방중재의 유의성을 평가한 결과 94.7%의 처방중재가 ‘유의함’ 이상으로 평가되었다.12)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하는 혈액종양내과 환자는 2021년기준 연간 37,654명으로, 약제부에서는 혈액종양내과에 입원한 혈액암 및 혈액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팀의료의 일원으로임상약사가 처방검토 및 중재활동을 하고 있다. 혈액종양 임상약사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업무를 수행하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처방중재 현황 또는 임상적 결과에 대한 연구는 다수 보고되었으나,11,12)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PubMed를 통해 ‘hematology’, ‘hematologic’, ‘pharmacist’, ‘economic’의 검색어를 이용해{(‘hematology’ OR ‘hematologic’) AND ‘pharmacist’ AND ‘economic’}와 같이 검색하였을 때 총 6건의 문헌을 확인하였다. 이는 {‘pharmacist’ AND ‘economic’}으로 검색했을 때 총710건의 문헌이 확인되는 것에 비하면 0.8% 정도로 매우 낮은비율이다. 이에 본 연구는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활동을 DRP를 분류하는 기준인 PCNE version 9.113)를 활용하여중재약물과 DRP 유형별로 요약하고, 약품손실방지비용 및회피비용 분석을 통해 혈액종양 임상약사 처방중재활동을 제시하여, 추후 혈액종양내과 임상약사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마련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1년 7월 31일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입원한 만 19세 이상의 환자 중혈액종양 임상약사가 처방중재를 시행한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혈액암의 기준은 국제질병사인분류(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CD10) 중 악성신생물(C00-D48 Neoplams)에 해당하는 경우로 하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통해 후향적으로연구대상자의 정보를 수집하였다. 수집 항목으로는 성별, 나이, 진료과, 병동, 입원/외래, 입원 기간 중 처방 내역, 주 진단명이 있다. 임상약사의 처방중재는 환자의 지참약을 포함한 모든 처방약에 대해 이루어졌다. 처방중재 내역을 분석하기 위하여 처방중재 시행 약사, 기록일시, 약품명, 약품코드, 문의내용, 처방오류유형, 처방중재내용, 중재결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기관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연구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IRB File number: B-2108-705-113).
처방중재 내역 분석
가. 약물군 분류
연구 기간 동안 발생한 처방중재 내역은 중재가 발생한 약물을 기준으로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ATC) code분류체계14)에 따라 분류하였다.
나. PCNE version 9.1에 따른 분류
처방중재 내역을 DRP에 대한 처방중재 분류기준인 PCNE version 9.113)에 따라 분류하였다. PCNE 분류기준은 유형(problem), 원인(cause), 예정된 중재(planned interventions),중재 수용(acceptance), DRP 해결여부(status of the DRP) 총 5가지로 나뉘며, 본 연구에서는 처방중재활동의 DRP를 파악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유형(problem), 원인(cause) 및 중재수용여부(acceptance)에 대해서만 분석을 시행하였다. PCNE 분류기준에 따르면 유형(problem)은 잠재적인가능성까지 고려한 치료의 효과, 안정성, 그리고 기타로 나뉘고, 원인(cause) 역시 잠재적인 가능성까지 고려한 약물의 선택, 제형, 용량, 치료 기간, 조제, 환자 전원 관련, 기타로 나뉜다.중재수용여부(acceptance)는 수용됨과 수용되지 않음, 기타로분류하나, 실제 본원의 처방중재 내역은 수용됨과 수용되지않음 두 종류로 기록하고 있어 이를 따랐다. PCNE의 상세 내역은 Supplementary Table 1과 같다. 처방중재는 약제 전산시스템에 중재를 기록한 시간으로부터 48시간 내에 처방이 변경된 것을 중재가 수용된 것으로 평가하였다. 연구기간 동안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시행한 처방중재 내역에 대해 1 명의 약사(YSK)가 DRP의 종류, 원인을 분류하였으며, 10년 이상의 처방중재 경력을 가진 2명의 약사(SYH, YHK)가 이중으로 검토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회피비용 분석
회피비용 분석은 처방중재 내역에서 수용됨(accepted)으로분류된 처방중재에 대해서만 평가하였다. 회피비용 분석은 약품손실 방지비용과 회피비용 순이익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기간 동안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시행한 처방중재 내역에 대해 1 명의 약사(YSK)가 약품손실 방지비용 및 잠재적유해반응 발현율을 바탕으로 한 회피비용 순이익을 평가하였고, 10년 이상의 처방중재 경력을 가진 2명의 약사(SYH, YHK)가 이중으로 검토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가. 약품손실 방지비용
약품손실 방지비용은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에 따라 처방이 변경되는 경우, 기존 처방에 해당하는 절감된 약제비로 정의하였다. 이는 손실을 방지한 약품 개수에 각 의약품의 보험상한가를 곱하였고, 비급여 의약품은 구입가를 곱하여계산하였다(식 (1)).20)
나. 회피비용 순이익
회피비용 순이익은 회피비용에서 임상약사의 인건비를 제한 비용으로 정의하였다. 회비비용은 임상약사의 처방중재로인해 예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잠재적 유해반응의 치료비용으로 정의하였다. 실제 회피비용을 가장 정확하게 계산하기위해서는 처방중재 하지 않고 지켜보는 대조군이 있어야 하나,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추정하여 계산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회피비용, 즉 잠재적 유해반응의 치료비용은 각 처방의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과 잠재적 유해반응으로 인한 진료비 증가량을 곱하여 산출하였다(식 (2)).20)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은 잠재적유해반응의 심각도에 대해 약물군과 용량, 사용기간, 잠재적유해반응의 종류를 바탕으로 0, 0.01, 0.1, 0.4, 0.6중 하나를 1명의 약사(YSK)가 선정하였고, 10년 이상의 처방중재 경력을가진 2명의 약사(SYH, YHK)가 이중으로 검토하였으며, 의견이 다를 때에는 5명의 약사(YSK, SYH, YHK, KSC, EL) 토의를 통해 최종 검토 의견을 수렴하였다.10)
회피비용을 산출하는 데 사용된 잠재적 유해반응으로 인한진료비 증가량은 표준화된 금액이 없어 약물유해반응 경험 환자와 비경험 환자 간 진료비를 비교한 Koo 등의 연구에서 도출된 진료비 증가량 값을 참고하였다.21) Koo 등은 약물유해반응이 입원 환자의 재원일수 및 진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약물유해반응 경험환자와 비경험환자를 대상으로 재원일수와 진료비의 짝지은 비교 분석과 회귀분석을 수행하였으며, 약물유해반응 경험환자에서의 총급여진료비 증가량은 1,434,024 (95% CI, 1,012,597-1,855,452)원이었다. 다만, Koo 등의 연구에서는 환자 1명당 1건의 유해반응으로 인한 진료비 증가량을 산출한 데 반해, 본 연구는 동일한 입원 기간 중한 환자에게 여러 건의 처방중재기록이 있을 수 있으므로 회피비용의 과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자의 입원 기간동안 발생한 처방중재 중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이 가장 높은 한 건에 대해서만 회피비용을 산출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인건비는 연구기간 중 업무를 수행한 임상약사 2명의 시간당 임금과 처방중재활동시간, 평일 근무일을 곱하여 산출하였다(식 (3)).20) 임금의 경우 한국병원약사회의 통계자료에 따라임상약사의 평균 연차인 5년 차 병원약사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시간 당 25,786원으로 산출하였다.22) 처방중재활동시간은 정규 근무 중 처방검토 업무와 회진에 소요되는 시간으로하였고, 일 평균 3.8시간이었다. 근무일은 연구기간 중 휴일 및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근무일로, 145일이었다.
임상약사의 처방중재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익은 회피비용순이익으로 제시하며, 회피비용 순이익은 회피비용에서 인건비를 제한 비용(식 (4))으로 산출하였다.
통계 분석
처방중재활동과 회피비용을 분석하기 위하여 기술 통계를사용하였다. 처방중재가 발생한 약물군의 종류, DRP의 유형, DRP의 원인, 중재수용률은 빈도(n)와 백분율(%)로 표시하였다. 통계 분석은 Microsoft Office Excel 2019 (Microsoft®, Redmond, USA)을 사용하였다.
2021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입원한 혈액암 환자 208명을 대상으로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시행한 처방중재는 총 584건이었다. 약사의 중재 대상 환자는 남성 128명(61.4%), 여성80명(38.6%)로 남성이 더 많았으며, 평균 나이는 60.6세였다.기저질환으로는 림프종 41.8%, 백혈병 36.5%, 다발 골수종12.5%, 골수이형성 증후군 6.3%, 기타2.9% 순이었다(Table 1).
중재 약물군 분석
584건의 처방중재 중 중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약물군은 항암제(90건, 15.4%)였으며, 항생제 65건(11.1%), 항바이러스제63건(10.8%), 부신피질호르몬제 44건(7.5%) 순으로 나타났다(Table 2). 그 밖에도 항진균제, 면역억제제, 면역촉진제, 항구토제 등에 대한 중재가 5% 미만이었고, 고지혈증약, 혈압약,당뇨약 등 기저질환 관련 약물이나 변비약, 소화제 등 증상조절 약물을 포함한 처방중재가 각각 2% 미만을 차지하여 기타로 분류되었으며 모두 142건(24.3%) 이었다.
DRP 분석
A. DRP의 유형(Problem)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내역을 PCNE 분류 기준에 따른 DRP 유형에 대한 분포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584건의 처방중재 중 254건(43.5%)이 ‘약물치료 효과(treatment effectiveness)’와 관련된 중재였으며, 세부 항목으로는 ‘약물치료가 최적이 아님’ 167건(28.6%), ‘치료되지 않은 증상이나 적응증이 있음’ 85건(14.6%), ‘적절하게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효 없음’ 2건(0.3%) 이었다. 다음으로 ‘약물의 안정성(treatment safety)’와 관련된 처방중재, 즉 ‘약물유해반응이 발생했거나 발생가능성이 있음’에 해당하는 경우가 189건으로32.4%를 차지하였으며, 처방중재의 예시로는 ‘신기능에 따른용량/용법 변경’, ‘methotrexate와의 약물 상호작용으로 신독성 위험 증가’ 등이 해당되었다. ‘약물치료 불필요’ 등의 ‘기타(others)’ 항목은 141건(24.1%) 이었다.
B. DRP의 원인(Cause)
DRP의 원인으로는, 총 584건의 처방중재 중 ‘약물 선택(drug selection)’이 248건(42.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용량 선택(dose selection)’이 180건(30.3%)으로 많았다. ‘약물 선택(drug selection)’의 내용으로는 ‘적응증이 존재함에도 처방이없거나 불완전함’이 118건(20.2%)으로 가장 많았는데, 해당 유형에는 ‘proteasome 억제제 포함 항암요법에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의 처방 누락’,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관해유도요법에서 예방적 항진균제인 posaconazole 처방 누락’, ‘난소기능 보존을 위한 LHRH synthetic analog (예: goserelin) 처방누락’ 등이 포함되었다.
그 밖에도 ‘보험’과 관련된 처방중재 또는 ‘결과의 모니터링이부적절하거나 없음’, ‘적절한 영양지원 추천’, ‘약물정보 제공 및 치료계획 확인’ 등의 ‘기타(other)’에 속하는 처방중재가97건(16.7%)이었고, ‘환자 전원 관련(patient transfer related)’ 처방중재, 즉 환자가 타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약을 입원 중 다시 처방하는 것과 관련한 처방중재가 27건(4.6%)이었다. ‘치료기간(treatment duration)’ 관련 처방중재가 11건(1.8%)이었으며, ‘제형(drug form)’ 관련 처방중재가 8건(1.4%)이었다(Table 4).
C. 중재수용여부
처방중재를 약제 전산시스템에 기록한 시간으로부터 48시간 내에 처방이 변경된 것을 중재가 수용된 것으로 평가하였을 때, 총 584건의 처방중재 중 567건이 수용되었으며 처방중재 수용률은 97.1% 이었다.
약품손실 방지비용
7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584건의 처방중재내역 중 249의 약품손실을 방지하였으며, 방지비용은 37,303,192원이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항암제로 처방중재 건수는 38건(15.3%)이고, 손실 방지비용은 26,276,839원으로 전체 약품손실 방지비용의70.4%에 해당하였다. 다음으로는 면역억제제가 4,899,310원(13.1%), 혈액 대용 및 관류액이 1,395,831원(3.7%), 항바이러스제가 1,103,183원(3.0%), 항진균제가1,041,572원(2.8%)의 순이었다(Table 5).
회피비용 순이익
7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처방중재를 실시한 환자는 총 208명으로, 567건의 처방중재에 대한 각 처방의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의 합은 187.78이었다. 회피비용의과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환자의 입원 기간동안 발생한 처방중재 중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이 가장 높은 한 건에 대해서계산한 결과, 총 260건의 처방중재에 대한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을 합은 105.83이었다. 가장 높은 회피비용을 발생시킨항목은 ‘처방 변경(order modification)’ 중 ‘용량 또는 빈도(dosage or frequency)’로 79건(30.4%)이었고, ‘입력 오류(key-in error)’가 50건(19.2%), ‘약물 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 15건(5%)의 순이었다(Table 6).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의 합을 약물군으로 살펴보면 항암제 21.31(20.1%), 항생제 16.81 (15.9%), 항바이러스제15.4(14.6%), 부신피질호르몬제 8.01 (7.6%) 등의 순이었다(Fig. 1).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로 산출된 회피비용은 각 처방의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의 합 105.83에 진료비 증가량1,434,024원을 곱하여 구한 값으로, 총151,762,760원이었다. 회피비용 순이익은 회피비용 151,762,760원에서 인건비 28,416,631원을 제한 값으로 123,346,129원이었다.
본 연구는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내역을 바탕으로약품손실방지비용 및 회피비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임상약사 처방중재활동의 유의성에 대해 평가하고자 하였다.
연구기간 동안 혈액종양 임상약사는 총 584건의 처방중재를 하였으며, 빈도가 가장 높은 중재약물군은 항암제로서 90건(15.4%)이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상급종합병원혈액종양내과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연구에서는 항암제에 관련된 중재가 전체1159건의 처방중재 중 91건(6.5%)이었으며,11) 2020년 국내상급종합병원 혈액내과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혈액 내과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연구에서 전체 394건의 중재 건수중 항암제와 관련된 중재는 29건(6.2%)으로,12) 본 연구의 결과인 15.4%에 비하여 빈도가 낮았다. 본 연구에서 처방중재 약물군으로 항암제가 차지하는 빈도가 높은 이유는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중재활동이 항암제 조제단계 뿐만 아니라 항암화학요법 처방 전 단계의 검토를 포함하는 업무 방식 차이일 수 있다. 국내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중재결과를 제시한 두개의 연구물은 조제 단계에서의 약사중재활동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어 처방 전 단계의 중재 활동이 포함되었는지 여부는 추정하기 어렵다.11,12) 본 연구는 의료진이 조혈모세포이식 전처치항암화학요법 프로토콜을 작성한 후 혈액종양 임상약사에게검토를 요청하는 단계에서 발견된 DRP가 포함되었으므로, 타연구물과의 연구방법론적 차이로 인해 비교적 높은 항암제 관련 중재율이 제시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20)
두 번째 시사점으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대상약물이 항암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물군이라는 것이다. 항암치료 중 사용되는 보조요법 약물 중에서는 전신 항균제 65건(11.1%), 항바이러스제 63건(10.8%), 항진균제 32건(5.5%)으로 감염 치료 및 예방 약제와 관련된 처방중재가 160건(27.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와 IDSA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의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기저 질환 및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호중구감소성 발열의 발생 위험은 고형암보다 혈액암에서 높고, 특히 급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 증후군에서85.0-95.0%로 가장 높다.23) 또한 rituximab, daratumumab과같은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약물의 경우, 투여 중B형 간염 재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전에 B형 간염 바이러스 관련 검사를 시행해야하고, 환자에 따라 B형 간염 재활성화를 예방하기 위한 약물요법이 필요하다.24,25) 혈액종양 임상약사는 항암제를 안전하게 투약할 수있도록 이와 관련한 검사결과, 약물의 용량/용법, 처방 기간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호중구감소증으로 인한 감염 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약물들 즉, 항균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와 관련된 처방중재를 많이 시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상급병원에서진행된 다른 국내 연구에서도 보조요법 약물 중에서는 318건(22.9%)로 항생제와 관련된 중재가 가장 많았다.11)
항구토제와 관련된 처방중재를 살펴보면, 2018년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연구에서는 전체 394건 중 72건(15.3%)으로 항구토제와 관련된 중재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항구토제와 관련된 중재는10건(1.7%)으로매우 적었다.12) 이는 본원이 항구토제의 용량, 제형, 급여 등오류가 빈번한 부분에 대한 추천 내용을 의료진과 공유하고,오류를 예방하기 위한 제안을 원내 프로토콜에 전산화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재의 필요성이 낮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항암제, 항균제, 항바이러스제 다음으로 처방중재가 많았던약물군은 전신스테로이드제제로, 이는 림프종, 다발골수종,급성백혈병의 항암화학요법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으며,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이식편대숙주반응 치료에 1차 약물로 사용된다.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제제는 위장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적절한 위보호제의 사용이 필요하고,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에서는 고혈당을 일으키기 때문에 인슐린사용, 당뇨병 약제의 추가 등의 적절한 약물요법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처방중재가 많았다.
본 연구는 PCNE 분류 기준에 따라 DRP의 유형, 원인, 중재수용률을 살펴보았다. DRP의 유형은 약물의 안전성과 관련된처방중재 항목인 ‘약물유해반응이 발생했거나 발생가능성이있음’에 해당하는 경우가 189건(32.4%)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혈액종양내과 임상약사의 영향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장 많이보고되는 DRP의 유형은 안전성으로,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유사했다.26)
DRP의 원인은 ‘약물 선택’이 248건(42.5%)으로 가장 많았다.그 중 ‘적응증이 존재함에도 처방이 없거나 불완전함’이 118건(20.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총 118건 중 51건이항암보조요법의 누락을 탐지하거나 최적의 용량을 권고한 중재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활동이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보조 요법을 처방하는 데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모로코에서 시행한 혈액종양내과 임상약사서비스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임상약사가 관여한 처방 오류는 ‘치료되지 않은 적응증(31.3%)’, ‘고용량(17.1%)’, ‘약물상호작용(12.4%)’, ‘저용량(11.1%)’ 순으로 본 연구와 유사했다.27) 또한 ‘약물 선택’과 관련된 중재에는 ‘자가약의 용량 오류’, ‘항암요법관련 약물과 자가약의 약물상호작용’과 관련된 처방중재도 해당하므로 이를 통해, 혈액종양 임상약사가 환자의 자가약이 입원 기간 중 적절하게처방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입원 기간 중 처방되는 약물과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수용률은97.1% 이었다. 각기 다른 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병원 임상약사의 처방중재와 관련된 8개의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약사의 처방중재 수용률은 80.5%이었고, 그 중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의 처방중재 수용률은 72.1%, 혈액내과 임상약사의 처방중재 활동을 평가한 다른 국내 연구에서의처방중재 수용률은 68.5%로, 이들 연구 결과에 비해 본원의중재율이 높았는데, 이는 기존 연구들의 처방중재 방식이DUR프로그램에 탑재된 메모창이나 유선을 통하는 비대면 방식이거나, 항암화학요법 처방 관련 처방중재만을 살펴보는 연구 방법 등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12,28,32) 임상약료서비스의 임상적, 경제적 효과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동을 담당하는 전담 약사를 두어 처방을중재하게 하거나 의사와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전달하거나,회진에 참여하는 행위 등이 중재의 수용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29) 팀의료로서 의료진과의 소통과 약사의개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외 혈액종양 임상약사의활동과 관련된 연구의 처방중재 수용률은 97.0%로 본원과 유사하였다.30,31)
약품손실 방지비용은 7개월 간 249건의 처방에 대해 37,303,192원이었다. 이는 월 평균 약 36건으로 5,319,107원이다. Han등의 연구에서는 입원,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사의 항암제처방중재를 통해 월 평균 24건의 대해 7,802,267원의 약품비용 손실을 방지하였다.32) 본 연구에서 월 평균 손실 방지 건 수는Han 등의 연구에 비해서 1.5배 정도 많은 것에 비해 손실 방지 비용은 절반 가량인데 이는 고가의 항암제 뿐만 아니라, 보조요법 약물 등 모든 처방 약물에 대한 처방중재를 실시했기때문으로 생각된다. 회피비용 순이익은 7개월 간 2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23,346,129원이며, 월 평균 17,620,876원으로,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약사의 처방중재활동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살펴본 타 연구에서 제시된 월 평균 15,979,324원18)보다 높은 금액이나, 월 평균154,469,924원28)비해서는 11.4%정도로 낮은 금액으로 확인되었다.18,28) 그 이유는 본 연구의경우 한 환자의 입원 기간 중 여러 건 처방중재가 발생하였더라도 잠재적 유해반응 발현율이 가장 높은 한 건에 대해서만 회피비용을 산출하였는데, 실제 한 환자의 입원 기간 중 평균2.8건의 처방중재가 발생하였으므로 산출된 회피비용 순이익은 실제보다 저평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구 방법마다 경제적 이익을 산출하는 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추후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약사의 처방중재의 경제적 이익을 산출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방법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혈액종양 임상약사에 의해 중재된 DRP를 개정된PCNE version 9.1를 기준으로 분류하고 약품손실방지비용 및회피비용을 보수적으로 평가하여, 경제적인 측면에서 혈액종양 임상약사 처방중재활동의 유의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혈액종양 임상약사 처방중재활동을 통해 혈액암 환자들의DRP를 해결하여 잠재적 유해반응을 예방함으로써 약물치료의 안전성에 기여하였으며, 이들의 활동이 월 평균 17,620,876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추후, 혈액종양 임상약사의 역할증대를 위하여 표준화된 경제성 평가를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상충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