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 AD)은 만성 염증성 질환 중하나로,1) 생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발병 빈도가 가장 높고,환자의 약 90% 이상이 5세 이하 연령에서 발병한다. 2,3) 이 중많은 환자는 성인이 되면서 증상이 완화되거나 완치되지만,약 10-30%의 환자는 성인이 되어도 계속 아토피피부염의 영향을 받고, 소수의 환자는 성인이 되어서 발병하기도 한다. 4)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헵시딘의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간펩티드 호르몬인 헵시딘(hepcidin)과 장세포 및 대식세포의 세포막 수용체인 페로포르틴(ferroportin)은 장내에서 철의 이동과 사용 정도를 조절한다. 5) 또한 간세포에서 헵시딘의 생성은 염증 사이토카인(주로 IL-6)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6,7) 염증 상황에서는 헵시딘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페로포르틴의발현은 감소되어 세포 내 저장된 철분이 혈장으로 이동하는것이 억제된다. 8,9) 이는 혈장에서 철분 수치 감소를 야기하여빈혈을 일으키며, 이를 만성질환빈혈(anemia of chronic disease, ACD) 또는 염증성 빈혈 (anemia of inflammation, AI)으로 정의한다. 10-12) 일반적으로 전신 감염, 만성 염증성 질환 또는 악성 종양에서 ACD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
최근 국내외에서 아토피질환과 빈혈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14-16) 세 연구 모두 아토피피부염을 포함한 아토피질환과 빈혈의 상관성을 분석하여 제시하였으나,아토피질환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 유병률 차이는 분석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토피질환의 만성적인 염증상태로 인해 ACD가 발병한다면 질환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의 유병률에 차이가있을 것으로 가설을 설정하였다.
아토피피부염과 빈혈 모두 약물치료가 질환의 치료요법으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두 질환 모두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이환율을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라 빈혈의 유병률에 차이가 있다면, 질환을 가졌는지 뿐 아니라 질환의 심각도에 따른 추가적인 약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노인에서는 아토피질환과 빈혈의 상관성이유의미하게 분석되지 않았고, 16) 그 원인으로 고령 자체가 전염증상태(proinflammatory condition)를 초래하고 다른 만성질환의 영향도 더 많이 받기 때문일 것으로 제시하였다. 16) 또한 소아환자에서 아토피피부염과 빈혈의 상관성이 성인환자에서의 상관성보다 높게 분석되었다. 16)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의 유병률을 분석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아청소년환자 표본자료(HIRA-PPS-2016)를 활용하여 수행되었다. HIRA-PPS는 해당 연도에 1회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한 만 20세 이하 환자의 10% (약 110만명)를 성별과 연령(5세구간)으로 층화추출하여 구축한 자료이다. 17) 본 연구에서는 만 18세 미만 환자를대상으로, 1년동안 1회 이상 아토피피부염(L20.X)으로 진단받고, 이 상병을 진단받은 명세서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스테로이드 외용제, calcineurin inhibitor 외용제, 전신작용 면역억제제, 단일클론 항체)를 1일 이상 처방받은 환자를 포함하였다.제외기준은 철결핍성빈혈(D50.X)과 만성질환빈혈(D63.8) 이외의 빈혈(비타민B12 결핍성빈혈(D51.X), 엽산결핍성빈혈(D52.X), 기타영양성빈혈(D53.X), 용혈성빈혈(D55.X-D59.X),재생불량성빈혈(D60.X, D61.X), 급성출혈성빈혈(D62.X), 암성빈혈(D63.0), 기타빈혈(D64.X))로 진단받은 환자로 정의하였다. 상병명은 주상병과 부상병을 모두 포함하였다. 모든 질환의 정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The 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 and Cause of Death-7, KCD-7)를 사용하였고, 동덕여자대학교 기관윤리심의위훤회의 심의를 받아 진행되었다(IRB No. DDWU2008-01).
본 연구에서 환자의 특성 중 연령, 성별, 건강보험자격을 교란요인으로 포함하였고, 교란성 질환에 대해서는 이전 연구에서 분석에 포함하였던 질환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포함된교란성 질환은 다음과 같다: 1) 전신감염[수막염(A87, A39),뼈 및 관절 감염(M00-03), 패혈증(A40-41), 간염(B15-19)], 2)만성신장질환(N18), 3) 심부전(I50), 4) 당뇨병(E10-14), 5) 정신장애[우울증(F32-33), 불안장애(F40-41, F93, F06.4)], 6) 만성염증질환[소화성궤양 (K25-27), 만성폐쇄성폐질환(J42-44),전신성홍반성루푸스(M32), 류마티스관절염(M05-06, M08.0), 과민성장질환(K50-51)], 7) 암(CXX)
심평원 표본자료에는 임상 기록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의 처방약을 기준으로 심각도를 분류하였다.이전 연구와 치료지침에서 심각도에 따라 사용하는 치료제를활용하였으며, 심각도 구분은 다음과 같다: 1) 경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스테로이드 외용제 [alclometasone ipropionate 0.05%, desonide 0.05%, desonide 0.05%, triamcinolone acetonide 0.025%, dexamethasone 0.1%, hydrocortisone 1%, hydrocortisone 2.5%, hydrocortisone acetate 1%, prednisolone, prednisolone acetate, prednisolone valeroacetate], calcineurin inhibitor [pimecrolimus 1%] 2) 중등도-중등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스테로이드 외용제[clobetasol propionate 0.05%, diflorasone diacetate 0.05%, diflucortolone valerate 0.3%, halcinonide 0.1%, mometasone furoate 0.1%, desoxy-methasone 0.25%, desoxymethasone 0.5%, fluocinonide 0.05%, amcinonide 0.1%, difluprednate 0.05%, betamethasone valerate 0.1%, budesonide 0.025%, methylprednisolone aceponate 0.1%, triamcinolone acetonide 0.1%, prednicarbate 0.25%, fluticasone propionate 0.05%, hydrocortisone valerate 0.2%, hydrocortisone butyrate 0.1%, clobetasone butyrate 0.05%], calcineurin inhibitor [tacrolimus 0.03%, tacrolimus 0.1%], 전신작용 면역억제제[cyclosporine, azathioprine, methotrexate, mycophenolate mofetil], 단일클론 항체(systemic monoclonal antibody) [dupilumab, omalizumab] 또한 한 명의 환자가 중등도 이상 약물과 경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을 1년 중 모두 처방 받은 기록이 있다면, 중등도-중증군으로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아토피질환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 유병률을 비교하기 위해교란변수를 이용하여 경증 아토피질환군과 중등도-중증 아토피질환군에 대한 성향점수(propensity score)를 추정하였다.성향점수는 환자의 연령은 연속형 변수로, 성별, 건강보험자격구분, 교란성질환에 대해서는 이분형 변수로 하여 다변량이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계산하였다. 각 군의 성향 점수는 역확률가중치(inverse probability of (treatment) weighting, IPTW)를 부여하여 두 군에서의 교란요인에 대한 특성을 유사하게 분포시켰다. 성향점수 가중치를 적용한 후 두 군에서의교란요인 평가는 분산비(variance ratio)로 하였으며, 분산비가1.0에 가까울수록 두 군의 특성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두군에서의 교란요인 특성은 분산비의 범위가 0.5 이상 2.0 이하일 때 통계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하였다. 18)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의 유병률은 이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odds ratio (OR)와 95% 신뢰구간으로제시하였다(
HIRA-PPS-2016에 포함된 환자수는 총 1,004,866명였고, 만18세 이상 성인 환자를 제외한 아토피질환자는 109,438명이었다. 이 중 아토피피부염의 상병을 가진 처방에서 아토피질환 치료제를 처방 받은 환자는 91,501명였으며, 경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47,054명,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44,447명이었다(Fig. 1).
아토피피부염 심각도에 따른 교란성 질환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군에서 만성신장병,우울장애, 암의 유병률은 높게 분석되었으며, 성향점수 가중치 적용 후에는 두 군에서의 위 질환을 포함한 모든 교란요인에 대해 환자 특성이 유사하게 보정되었다(Table 1). 모든 교란변수에 대한 분산비는 성향점수 역확률가중치를 적용하기전보다 가중치를 적용한 후에 1에 더 가깝게 나타났다.
경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비교하여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빈혈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심각도가 높은 환자에서의 빈혈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OR: 1.159, 95% CI, 1.109-1.212;
이러한 특성은 남자 환자와 여자 환자 모두에서 동일하게나타났고, 남자환자에서 보다 중증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의 빈혈 유병률이 여자 환자에서의 유병률보다 높게 나타난것을 확인하였다. 연령군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로는 7세미만의 환자에서만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 유병률의 상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분석되었다(OR: 1.186, 95% CI, 1.130-1.245;
본 연구에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의 빈혈의유병률은 경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비교하여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결과는 교란성 요인에 대한 성향점수 가중치로 심각도가 다른 두 아토피피부염 환자군의 특성을 보정한 다음에도출된 결과로 의미가 있다. 또한 이 결과는 성별이나 건강보장자격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분석되었고, 소아환자에서도 상관성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2016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환자에서 질환별 의사 진단경험률을 분석한 결과 아토피피부염은 약 14.6%의 유병률을 나타냈다. 19) 본 연구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상병을가진 환자는 약 12.7%로 나타나 이전 보고서의 유병률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한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이나 교란성질환에따른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두군의 환자의 특성 차이는 빈혈 유병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성향점수의 역확률가중치를 부여하여 보정하였다.가중치 보정 후 두 군의 분산비가 1과 가깝게 되었고, 0.5 미만또는 2.0 초과인 변수는 없었다.
또한 하위그룹분석에서 성별이나 건강보장자격구분과 상관없이 모두 아토피피부염이 중등도 이상인 환자군에도 빈혈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미취학연령의 소아환자를제외하고는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의 유병률이유의미하게 다르지 않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급성장기,월경의 시작, 몸의 부피 증가에 따른 혈액 필요량 증가 등으로철결핍이 더 자주 발생한다. 20) 이는 철결핍성빈혈이 나타난환자가 상대적으로 이 연령군에 많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정의한 빈혈군에서 만성질환빈혈 유병률에 영향을 감소시켰을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빈혈환자를 만성질환빈혈을 진단받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철결핍성빈혈으로 진단받은 환자도포함하였다. 일반적으로 두 질환의 병리 기전은 다르지만, 철분 수치와 헤모글로빈 수치가 감소하는 것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헵시딘 등의 두 질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검사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역학 연구에서 만성질환빈혈은 철결핍성 빈혈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가진 빈혈로 보고되었다. 21) 그러나 국내 환자에서의 만성질환빈혈 진단률은매우 낮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빈혈환자군에 철결핍성빈혈과 만성질환빈혈로 진단받은 환자를 포함하였다. 따라서 여성환자나 청소년환자에서 철결핍성빈혈만을 가진 환자가 남성환자나 소아환자와 비교하여 높은 비율로 포함되었을 것으로생각할 수 있고, 이런 요인이 위험도의 차이로 분석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아토피피부염의 염증반응이 피부에만 나타나거나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보고들이 있었다. 22-24) 만일 아토피피부염의 심각도에 따라전신 염증반응의 정도가 상관성이 있다면, 빈혈의 유병률에도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본 연구의 가설을 본 연구 결과로 뒷받침 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에 의한 수면장애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25-27) 또한 빈혈은 피로, 허약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며, 28) 어린이의 인지 및 정신 운동 발달을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9,30) 아토피피부염과 빈혈의 적절한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성장기의 어린이가건강하게 자라는데 매우 중요하다. 만일 아토피피부염의 심각한 증상이 조절되지 않았을 때 빈혈의 유병률이 증가한다면,이와 관련하여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해 빈혈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중재하거나 환자에게 빈혈 예방 교육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약사의 역할은아토피피부염 소아환자에서 약료서비스를 개발 및 개선할 수있다.
본 연구에서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먼저, AD의 심각도의분류를 환자의 상태로 판단하지 못하고 처방된 약물로 분류하였다. 아토피피부염 심각도에 따른 약물처방의 진료지침은 있지만, 처방의의 임상 경험에 따라 약물을 처방할 수 있으므로실제 환자의 질병의 심각도와는 다를 수 있다. 둘째, 아토피피부염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빈혈의 유병률이 증가한 병태생리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셋째 본 연구에서환자를 정의할 때 진단명 1회이상, 약물사용 1일 이상으로 정의한 것은 환자를 실제 아토피피부염 환자보다 더 많은 환자가 포함되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가지강점이 있다. 먼저 본 연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아토피질환의 심각도에 따른 빈혈 유병률의 차이를 보여준 첫번째 연구결과이다. 이는 기존의 아토피질환과 빈혈의 유병률의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결과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제시하였다. 두번째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로 국내 소아환자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정의할 때 진단과 약물 사용을 모두 활용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환자를 분류하였다.
결론적으로 중등도 이상의 심각한 아토피피부염 소아환자에서 경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 빈혈의 유병률이 증가하였다. 이 결과를 활용하여 심각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빈혈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적절히 조치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향 후아토피피부염의 전신 염증작용이나 심각도에 따른 빈혈 유발의 병리학적 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상충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