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백뇨는 말기신장질환(end-stage renal disease, ESRD)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1-3) 고혈압도 신장 손상의 위험인자로 작용하여 ESRD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만성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환자에서 단백뇨 개선과 혈압 조절은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된다.4) Renin-angiotensin system (RAS) 억제제인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s (ACE-Is) 또는 angiotensin receptor blockers (ARBs)는 일차 항고혈압제로 사용되어 단백뇨 감소 및 심부전 악화 예방 등 장기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그러나 이 약제만으로 혈압조절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다른 약물을 대체 혹은 추가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 칼슘채널억제제 (calcium channel blockers, CCBs)는 고혈압으로 인한 신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차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4,6,7)
인체의 칼슘 채널은 L형, N형, T형, P/Q형, R형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며,8) dihydropyridine 계열 CCBs는 칼슘 채널에대한 선택적이어서 신장 보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보고들이 있다. L형 칼슘 채널은 신장의 수입세동맥에 존재하고, N형과 T형 칼슘 채널은 신장의 수입 및 수출세동맥에 모두 존재한다. 그러므로 L형 CCBs는 신장의 수입 세동맥을 우세하게이완시켜 사구체의 고혈압을 유발하면서 신장질환의 악화로이어질 수 있는 반면9-13) L형뿐만 아니라 N형이나 T형을 함께차단하는 dual type CCB는 수입세동맥 및 수출세동맥을 모두이완시킴으로써 사구체 혈압상승을 억제하고, 보다 우수한 신장 보호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9,14-15) Dual type CCBs에 속하면서 L형 및 T형 칼슘 채널을 함께 억제하는efonidipine과 L형 및 N형을 함께 억제하는 cilnidipine도 사구체의 수입세동맥 및 수출세동맥을 모두 이완시켜 단백뇨 감소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16)
국내에서는 L/N type CCB로 cilinidipine이 있으며, L/T type CCB로 manidipine과 이후에 발매된 efonidipine이 있고, L/T/N type CCB로 benidipine이 있다. 본 연구기관에서는 주로cilinidipine과 efonidipine을 사용하고 있으며 점차 사용량이증가하고 있으나 두 약물의 사용 양상이나 단백뇨 감소 효과에 대한 비교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실제 약사의 처방 중재 활동에 있어 선택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CKD 환자에서efonidipine과 cilnidipine의 사용 양상과 단백뇨 감소 효과를살펴보고, 그 결과를 약사의 처방 중재 활동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은 2005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의 만성신장질환 외래환자 중에서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 KCD)에 따라 상병명이 chronic kidney disease stage 2-5 (KCD ver. 6)인 환자를 일차로 선별하고, 일차 대상자 중에서ACE-Is 또는 ARBs를 복용하다가 efonidipine 또는 cilnidipine중 한 가지 약제를 추가하여 1년 이상 복용한 환자를 이차로선별하였다. 연구 대상자 중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와 초기 상태 및 3개월 후의 연구자료로 사용되는 임상검사 결과 기록이 미비한 경우는 제외하였다.
초기 상태의 연구자료는 efonidipine이나 cilnidipine을 복용하기 이전 약 1개월 이내에 정기적인 진료 과정을 통하여 수집된 연구자료로 정의하였으며, 지속적으로 1년 동안 복용한 환자의 기간을 4개의 구간(3개월 간격)으로 세분하여 연구자료들을 수집하였다. 각 구간 내에서 임상 검사를 2회 이상 시행한 경우에는 평균값을 사용하였고, 해당 구간 내 검사 결과가없는 경우에는 결측치로 처리하였다.
연구자료는 전자의무기록을 통하여 후향적으로 수집하였으며, 자료의 내용으로는 efonidipine 복용군과 cilnidipine 복용군의 기본정보와 약물 관련 정보들을 포함하여 연령, 성별,체중, 혈청 크레아티닌(serum creatinine, SCr), 소변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protein to creatinine ratio, P/C ratio), 혈압(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기저질환, 투약력을 조사하였다.
단백뇨 중증도에 따른 약물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초기 P/C ratio에 따라 하위 분석 그룹을 P1 (<1 mg/mg), P2 (1-3 mg/mg), P3 (>3 mg/mg)로 분류하여 P/C ratio의 변화를 비교하였고, 또한 초기 상태의 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에 따라 G1 (30-59 mL/min/1.73 m2, CKD 3 stage), G2 (15-29 mL/min/1.73 m2, CKD 4 stage), G3 (<15 mL/min/ 1.73 m2, CKD 5 stage)로 세분하여 P/C ratio의 변화 양상을 비교하였다. 이 때 비교 자료는 초기 상태와 복용 3개월까지 구간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그 밖에 나이, 성별, 당뇨병 유무를 기준으로 하위 분석을 하였다.
통계 분석으로 연구대상 기본정보 분석은 independent t-test 또는 Wilcoxon rank sum test (Scr, P/C ratio)를 이용하였고, 약물 복용 이전과 이후의 평가지표 변화 분석은 paired t test를 사용하였다. p-value (non-parametric analysis)가 0.05미만일 때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였고, 모든 통계학적처리는 SAS enterprise guide 4.0 (SAS Institute Inc., Cary, NC)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는 단일기관 후향적 연구로서 연구기관의,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심의번호: KC15RISI0726).
동일 기간 동안 efonidipine 복용군(E군)은 25명, cilnidipine복용군(C군)은 28명이었다. 기저 질환은 당뇨병을 가진 환자비율이 E군에서 더 높았고(
혈압은 약물 사용 이전인 초기에 비해 약물사용 3, 6, 9, 12개월 후에 모두 감소하였다. 수축기혈압은 C군에서, 이완기혈압은 E군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Fig. 1). 혈청 크레아티닌은모두 유의한 증가를 보였다(Fig. 2).
P/C ratio에 대한 효과는 약물사용 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두군에서 모두 감소하였으나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Fig. 3).
초기 상태의 P/C ratio와 GFR 상태에 따라 약물 복용 이후 3개월에 P/C ratio 변화량을 하위 분석한 결과는 E군 중 P3 그룹과 G3 그룹에서 감소 경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C군 중에 P3그룹과 G2 그룹에서 크게 감소하였다(Fig. 4-5).
본 연구에서 두 군은 모두 만성 신장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고혈압 등 복합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E군은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을 가진 환자와 P/C ratio가 높은 환자가 더 많았고, C군은 lupus nephritis, nephrotic syndrome 등 기타 질환을가진 환자와 병용 약물로 beta-blockers를 복용하는 환자가 더많았다.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의 강하 효과는 1차 약물인 RAS 저해제로 혈압을 조절할 때 보다 efonidipine이나 cilnidipine을 추가하였을 때에 더 큰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두 군에서 모두 지속적인 증가를 보임으로써 두 약물 모두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신장기능을 회복시킬 정도의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결과를 보였다.
단백뇨를 P/C ratio 변화를 1년 동안 살펴본 결과는 모두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E군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C군에서 증가하였다가 감소하는 경향을보였다.
초기 상태의 P/C ratio에 따라 약물 복용 이후 3개월에 P/C ratio 변화를 하위 분석한 결과에서도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E군과 C군에서 모두 초기 P/C ratio가높았던 P3 그룹(P/C ratio>3 mg/mg)에서 단백뇨가 더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위정국 등의 연구17)에서 P/C ratio 3.0이상으로 단백뇨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서 단백뇨 감소 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난 결과와 일치하였다. GFR 상태에 따른 분류에서도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G3 그룹(CKD 5 stage)보다 E군에서는 G2 그룹(CKD 4 stage)에서, C군에서는G1 그룹(CKD 3 stag)에서 단백뇨가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도 CKD 4기 환자보다 2-3기 환자에서 단백뇨가 더 감소한 위정국 등의 efonidipine에 대한 연구17) 결과와유사하였다.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서 복용 약제 이 외의 요인들을 완전히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또한 전자의무기록을 토대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서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만한대상자 수를 확보할 수 없었던 제한점이 있다. 또한 대상환자의 기저 질환 및 단백뇨의 차이가 있어서 직접적인 비교보다는 각 약물의 사용 양상과 결과만을 비교하는 한계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ACE-Is 또는 ARBs 를 복용중인 만성 신장질환환자에서 dual type CCBs인 efonidipine 또는 cilnidipine의 사용 양상과 결과를 관찰한 결과, 두 그룹에서 모두 단백뇨 감소효과는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다만 efonidipine은CKD 3-5기 및 단백뇨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서 혈압강하 효과뿐만 아니라 단백뇨 개선 효과에 도움이 되는 약물로 추천될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cilnidipine은 혈압강하 효과는 있었으나 CKD 3-5기 및 단백뇨 중증도에 따른 단백뇨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본 논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이해 상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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